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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우리아이들이 굶고 있습니다"
글쓴이 : 김인희 날짜 : 2004-05-28 (금) 10:52 조회 : 1116
결식아동 매년 느는데 정부지원 줄어


‘배고파.’
이승재(가명·13·서울 사근동)군은 하루종일 한 끼도 먹지 못했던 지난해 7월 초 어느 날 할머니와 사는 반지
하방 외벽에 크레파스로 이렇게 휘갈겨 썼다. 승재네 3남매를 혼자 돌보던 할머니는 그날 몸살로 누워 밥을 해
주지 못했다.

부모가 이혼하고 집을 나간 2002년 2월 이후 월세 10만원짜리 반지하방에 사는 승재는 “할머니가 아프면 나
랑 동생들은 아침 저녁을 그냥 굶는다”고 말했다. 이군 동생 승용(7)군은 형처럼 학교 급식도 받지 못해 아침
점심도 굶을 때가 많다.

동사무소에서 주는 기초생활보장비 월 29만5000원이 승재네의 유일한 수입. 올 초부터 매달 동사무소에서
초등학생인 승재와 여동생 앞으로 각각 30장씩 나오는 2500원짜리 식권으로 끼니를 잇는다. 할머니 정만옥
(74)씨는 “작년엔 한 달에 한두 번씩 쌀이 떨어져 밀가루를 얻어다 수제비를 끓여 먹었다”고 했다.


승재는 지난해 8월엔 “배고프다, 엄마 찾아내라”며 주먹으로 현관 유리창을 쳐서 깨뜨렸다. 승재 할머니는 이
웃집이 먹고 버린 피자박스를 주워다 붙이고 겨울을 났다.

정부는 올해 현재 승재와 같은 결식아동을 30만5000여명으로 집계하고, 이들에게 학교 점심 급식비를 지원
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복지 전문가와 사회단체 등은 결식아동이 이보다 훨씬 많다고 말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아동복지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 청원한 자료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 33만명, 차
상위 계층 등 47만명, 소년소녀가장 등 해체가정 34만명 등 최대 117만명의 아동이 결식 가능성 등으로 사회
적 보호가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식아동은 느는데 정부 지원은 오히려 줄고 있고, 어린이 10%가 빈곤선 이하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
사됐다. 2000년부터 결식아동 2만2500여명에게 급식을 제공하던 보건복지부는 2002년부터 지원 대상을 1
만5100여명으로 줄였다. 결식 아동들은 평일 점심식사의 경우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나머지 아침·저녁
식사나 휴일의 끼니 때우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해 조사 결과 국내 전체 아동 1157만명 중 110만명 이상의 생활 환경이 빈곤선
(중위소득 50% 이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가출, 경제적 빈곤, 편부모, 보호자의 질병이나 장애, 알코올 중독, 저소득층 맞벌이…. 우리 이웃 아이들
이 결식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정부와 사회에서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똑같다.

허남순 아동복지학회장(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결식아동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온전한 성인으로 자라
지 못해 가난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며 “정부와 사회 모두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울 지원체계
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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